[기상칼럼] 적산온도
[기상칼럼] 적산온도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3.1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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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조석준 칼럼니스트
조석준 칼럼니스트

대부분의 식물들은 무르익으면서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해지며, 열매를 맺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연출되는 것은 주로 기상조건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기온의 영향이 가장 크다. 기온의 변화를 주시할 때 농작물을 비롯한 모든 식물들이 앞으로 어떤 성장을 할 것인가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이때 <적산온도>라는 지수가 널리 쓰인다.

18세기 프랑스의 생물학자 레오뮈르는 생물이 일정한 열량을 얻어야만 단계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학설을 발표했다. 한 식물이 겨울의 앙상한 모습에서부터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기까지에는 각각의 단계마다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온도와 그 온도가 일정시간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바로 이러한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서 적산온도가 알려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적산온도는 일평균기온을 차례로 더해서 산출한다. 예를 들어서 사흘간 일평균기온이 섭씨 10, 20, 30도였다면 이때 적산온도는 섭씨 60도가 된다. 때문에 적산온도는 날씨나 지방에 따라 달라지는데 3월 중 제주지방의 적산온도는 섭씨 240도인 데 비해서 서울지방은 31일 동안의 적산온도가 섭씨 150도 정도가 된다. 따라서 적산온도는 따뜻한 지방이거나 온화한 달일수록 높고, 낮을수록 추운 지방이나 추운 달로 생각하면 된다.

모든 작물은 파종부터 결실까지 최소한의 적산온도를 필요로 한다. 감자는 심은 지 최소한 섭씨 1,000도가 되어야 생산이 가능하고, 보리는 1,600, 벼는 2,500도가 되어야 추수가 가능하다. 벼는 감자보다 무려 2.5배의 열량이 더 필요한데 여기서 열량이 많다는 것은 적산온도가 높다는 말이며, 결국은 작물의 재배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벼의 경우 5월쯤 모내기를 하고 10월 중에 수확한다. 벼가 자라는 동안의 일평균기온을 모두 더한 값이 2,500도가 넘기 시작하면서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그 기간이 대략 다섯 달 정도 걸린다.

날씨가 더운 아열대지방은 적산온도가 높기 때문에 벼농사에서 이모작이나 삼모작이 가능하다. 이것은 벼를 심은 지 두세 달이면 벼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적산온도인 섭씨 2,500도가 넘어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조생종 벼의 이모작이 가능한 것은 적산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만주나 시베리아 지방처럼 1년 내내 일 평균기온을 합해도 벼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적산온도가 안 되는 지방에서는 벼농사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각 지방의 적산온도를 알면 어떤 작물의 재배가 가능한지 판단하기가 쉽다. 그러므로 새로운 작물을 심기 전에는 항상 적산온도를 계산해보는 등 기상조건의 점검이 필요하다. 식물의 성장에 최소한의 적산온도가 필요하다는 원리로 작물을 속성 재배하는 방법이 바로 비닐하우스 농법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온상에서 재배할 때 온도가 높은 온상에 넣거나 온도가 는 것에 관계없이, 발아 후에 발아 후에 섭씨 1,000도의 적산온도에 달했을 때 첫번째 꽃이 피게 된다. 물론 온도가 낮은 온상에서는 꽃이 훨씬 늦게 피지만 적산온도의 원리로 그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 비닐하우스 내의 온도를 조절하면서 농작물의 성장과 수확 그리고 판매시기를 조절한다면 수익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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