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칼럼] 아마존의 눈물
[글로벌경영 칼럼] 아마존의 눈물
  • 서귀포방송
  • 승인 2020.11.1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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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칼럼니스트. 도시계획박사.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청장. 주 우루과이 대사. 울산도시공사 사장
최연충 칼럼니스트
최연충 칼럼니스트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페루에서부터 브라질에까지 총 8개국을 굽이쳐 흐르는 아마존강, 세계에서 제일 넓은 유역 면적을 가진 강이다. 이 아마존강을 끼고 있는 열대우림지대는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산소의 약 1/3을 감당하고 있어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수백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이 유역 국가들뿐만 아니라 지구촌 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는 이유다.

이 아마존 열대우림지대가 최근 들어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의하면 2019년 한 해 동안 파괴된 열대우림 면적은 무려 9762에 달한다. 2018년중 파괴된 면적(7536)보다 30%나 늘어났으며,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년 1분기 중에도 뉴욕시 면적만큼의 삼림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핵심 당사국인 브라질 정부가 열대우림 보전에 앞장서기는커녕 훼손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20191월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다. 그는 남미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으며 외고집이다. 국내외의 비판이 비등해도 꿈쩍하지 않고 아마존 열대우림은 어디까지나 브라질의 자산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경작지를 확대하고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삼림 파괴도 불가피하다고 강변한다. 그가 취임한 이후 아마존 환경보호구역도 대폭 해제되었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브라질 정부의 처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당장 아마존기금의 최대 기여국인 노르웨이가 신규 공여 거부의사를 밝혔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국제사회는 2008년 아마존기금을 조성하여 열대우림 파괴를 억제하고 훼손된 밀림을 복구하는 용도로 사용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적립된 기금은 약 1조원으로서 노르웨이가 94%, 독일이 5.5%, 브라질이 0.5%를 공여하고 있다. 사실 이 기금은 2008년 당시 룰라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설립되었음에도 지금은 브라질 정부가 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기금 공여국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뒤늦게 미국도 나서서 향후 10년간 약 1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지원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브라질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어디 지구의 허파만이랴. 당장 모든 인류의 허파가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인류가 구축해온 문명과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세계 문명을 선도해 온 미국과 유럽이 우왕좌왕하며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미증유의 재앙이다. 오만한 인간에 대한 경고일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나서서 깊은 우려를 표했다. 교황은 부활절에 앞서 지난 4.8일 영국 매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계에 위안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인류는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간을 맞고 있다면서, 작금의 코로나19 판데믹이 자연의 복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후변화와 같은 위기를 외면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응답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다.

어쩌면 이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되는 법이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아마존도 가만있지는 않을 터, 조만간 어떤 경고를 보내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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