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도 고사리 식탁 상륙 작전
(기고) 제주도 고사리 식탁 상륙 작전
  • 서귀포방송
  • 승인 2019.04.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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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조태홍

고사리 식탁 상륙 작전

제주의 4월은
피비린내 섞인 울음으로
시작 합니다.

울음소리가 천지 사방으로

산산이 뿌려지고
원혼은 구중천으로 올라
눈물은 비가 되고
탄식은 바람이 되고
상처는 햇빛이 됩니다.

고사리 장마가 시작되면
증오와 분노,통곡과 회한이
새벽안개 걷히듯 사라지고
촉촉한 대지 위로
새생명이 솟아 올라
우리는 희망을 떠올립니다.

자연은 이렇듯 갈등과 분열을 멈추게 하고
따스함을 전해 줍니다.

고사리는
먹고사리와 백고사리 두종류가
나옵니다.
땅을 박차고 나온 동이 틀때 만난
백고사리는  새벽 행주치마 입고
아침상 준비하는 새댁 모습처럼 단정하고
먹고사리는  일찍 맑은 쟁기질 하고
돌아온 농부 처럼 건강하고 듬직 합니다.
이건 순전히 제  느낌 입니다.

올라온 고사리를 걸으면서
하나 둘씩 따다보면  등에서 땀이
배어 나오고,바람이 뺨을 스치면
짝사랑한 그녀의 미소가
내게 달려오는듯 감미롭습니다.

따온 고사리를 물에 행군뒤
끓는물에 넣어 삶기 시작합니다.
푹 삶지 않고 고사리에 붙어 있는
솜털이 떨어져나와 물위에 떠오르면
불을 끕니다.
이래야 고사라가 무르지 않고 먹을때
식감이 살아 있습니다.
찬물에 담가 불순물 까지
깨끗하게 씻어  하루정도 불려준후
건조를 시작 합니다.
이때부터 백고사리와 먹고사리는
구분이 불가능 합니다.
부부 일심동체란 말이 실감 납니다.

복잡하죠?
글 쓰는 저도 바쁩니다.

쨍쨍한 햇볕을 만나 하루면
거의 건조가 되고
짬짬이 햇빛을 쐬 주면
다음해 햇고사리 나올때까지
든든한 먹거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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