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하며 연일 뒷북만…'신종 코로나'에 허둥대는 제주도
쉬쉬하며 연일 뒷북만…'신종 코로나'에 허둥대는 제주도
  • 서귀포방송
  • 승인 2020.01.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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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지 31일로 닷새째.

도는 우한 폐렴을 원천 봉쇄하겠다며 원희룡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시키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잇단 '뒷북 행정'으로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조사 대상 유증상자 발생 '쉬쉬'…뒤늦은 깜짝 발표

임태봉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28일 오후 2시30분 도청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방문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세로 조사 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 중국인 2명이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 유증상자는 우한 폐렴에 걸렸을 개연성이 있는 환자로, 중국을 방문한 뒤 14일 이내에 폐렴이 나타나거나 우한시를 다녀온 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이에 해당될 경우 즉시 격리돼 치료·검사를 받게 된다.

임 국장은 제주 거주 중국인인 50대 여성 A씨가 27일 낮 12시30분쯤, 중국인 관광객인 20대 남성 B씨가 28일 0시10분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자진 신고 후 인근 종합병원에 격리된 채 치료·검사를 받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요 며칠 조사 대상 유증상자 발생 여부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28일 오후 B씨에 대한 음성 판정이 나오고 나서야 관련 상황을 종합해 깜짝 발표한 것이다.

이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초기 미흡한 정보라도 즉각 공개한 뒤 추가 역학조사 결과 등에 따라 수정·보완하는 방식의 질병관리본부 방침과 현재 이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서울시, 경기도 등 타 지역과 비교하면 매우 소극적인 대응이다.

이에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은 문제의 브리핑 후 입장문을 내고 "27일 한 카지노에서 환자가 발생해 음성 판정이 나오기까지 해당 사업장 직원들은 극심한 공포 속에서 근무해야 했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이어 "이런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직원들에 대한 안전한 보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방역물품도 충분히 구비되지 않다"고 도의 늑장대응을 비판하며 도내 관광업체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첫 정례 브리핑부터 우왕좌왕…무능한 컨트롤타워

설상가상 전날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첫 정례 합동 브리핑은 무능한 컨트롤 타워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중환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 주제주총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도내에 머물고 있는 우한시 출신 중국인 관광객 9명 모두 중국 상황 등을 감안해 자의적으로 제주에 계속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당 중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의 입국 거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제주에 머물게 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유관기관들에 따르면 무사증 입국 제도로 21일 중국 난징에서 제주로 여행을 온 일가족 5명은 엿새 뒤인 26일 고향인 우한시로 돌아가기 위해 중국 저장성 닝보시로 향하는 중국 항공사 항공권을 발권받는 과정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현재 닝보시 내 우한시 출신자 격리시설이 포화상태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정인보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담당관은 브리핑 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본을 거쳐 제주로 여행을 온 일가족 4명은 다음달 초 출국하기로 했으나, 중국에서 제주로 온 일가족 5명은 현재 어떻게 하면 귀국할 수 있을지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강구하고 있다"며 기존 발표 내용을 번복했다.

사실 도는 27일 자체 보고체계가 아닌 정부와의 화상회의 중 우연히 도내에 우한시 출신 중국인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었다. 이날 급히 추적·검사가 이뤄졌고 다행히 9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도는 이 사실을 나흘 뒤인 이 첫 정례 합동 브리핑 때 공개하면서도 중국에서 제주로 온 일가족 5명이 어디서 어떻게 제주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다. 이들은 2월 초까지 잠복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배종면 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브리핑에서 "수시로 연락하면서 하루에 두 번씩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례정의에 해당되는 환자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증상이 발견되면 격리병동으로 이송해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짜뉴스에 "유언비어" 일축만…도지사는 유튜브행

현재 도가 최상위 단계의 비상체제인 점을 감안하면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도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설 연휴 동안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 우한시에서 제주로 6500명이 들어왔다', '제주 C 병원에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우한 폐렴 유증상자가 나타나 제주 D 병원이 폐쇄됐다' 등 우한 폐렴 가짜뉴스가 떠돌았다.

이에 도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 지사가 유언비어에 우려를 표하며 관계 부서에 정확한 사실 관계 등을 면밀이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후 사실 관계는 언론사 개별 취재·보도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폐렴 가짜뉴스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해 강력 대처를 주문하고, 실제 서울시 강남구가 우한 폐렴 가짜뉴스가 유포된 날 가짜뉴스 작성·유포자를 즉각 경찰에 고발한 것에 빗대면 아쉬움이 남는 대처다.

이후 제주 관련 우한 폐렴 가짜뉴스가 사실이 아니라는 도의 공식 발표는 27일 밤 원 지사가 지인과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인 '원더풀TV'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원 지사는 27일 이후 이 채널에 40분 분량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포함한 모두 5건의 콘텐츠를 게시했다. 대부분 우한 폐렴에 대한 내용이지만 도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채널이 아닌 만큼 치적홍보 성격이 짙어 일각의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다.

반면 현재 서울시의 경우 매일 오후 2시 대책회의 후 오후 3시부터 서울시 공식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대시민 일일보고를 하고 있다. 배석자는 시 담당 공무원과 콜센터 관계자, 감염병 전문가다.

이중환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30일 첫 정례 합동 브리핑 말미 언론에 협조를 당부하며 "여러가지 비판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한 총력을 다해 관리를 해 나가겠다"며 "다시 한번 보건당국의 조치를 믿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도내 우한 폐렴 조사 대상 유증상자는 3명으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국내 4명 확진환자별 접촉자 387명 가운데 도가 통보받은 대상도 현재까지 없다.

현재 도는 우한시에서 들어온 제주도민 6명(전수조사 대상), 제주에 체류 중인 우한시 출신 중국인 관광객 9명을 능동 감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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